2010년 8월 25일 수요일

르완다에 수백만대의 KT-올레패드?

얼마전 본 기사에 따르면 르완다 정부가 KT에 수백만대의 KT 올레PAD를 저가에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한 것 같다. 교육용 목적으로 쓴다는데.. 르완다에 있는 IT봉사자로 기대와 함께 걱정이 앞서는 부분이 있어 생각난 김에 몇자 적어본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82302010151693002

IT에 대한 르완다의 관심은 뜨겁다.
세계은행이 동아프리카지역 경제인프라 구축에 지원하는 엄청난 지원금중 르완다에 배당된 금액을 모두 인터넷 광케이블 백본에 투자할 만큼... 그리고 현재 이곳 르완다 수도에서는 종량제이지만 50K-100K 정도의 속도는 나오는 WIFI나 3G 인터넷을 쉽게 쓸수 있을 만큼... 바로 옆나라 탄자니아보다 실제 인터넷 사용료가 5분의 1정도 수준 (물론 한국보다는 비싸다..)정도로 낮을 만큼... 그리고 500K 가량 속도가 나오는 Wibro 망 구축이 끝나고 해당 사업을 위한 회사 설립 중에 있을 만큼..


하지만 인력 양성에 대한 계획없이 상당한 양의 올레PAD가 들어온다면 르완다 입장에서 국가적 낭비요. KT입장에서는 아프리카 첫시도가 수익성 낮은 단기매출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르완다에는 소프트웨어, 컨텐츠 개발을 위한 인력이 없다. 프로젝트 기회의 제공을 통한 인력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르완다 최고 IT교육기관은 한국의 KAIST같은 KIST 와 서울대학교격인 NUR이다. 정부기관 인턴 선발 심사을 위해 이곳 컴퓨터과 학생들 중에서도 최고로 성적이 좋은 마지막학기 학생들을 모아두고 개발 능력을 테스트 해보았는데 실제 개발 프로젝트를 경험한 학생조차 찾기 힘들었다. 이론에 대한 이해수준도 한국학생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 원조기관인 KOICA를 통해 NUR에 컴퓨터 학부가 새로운 커리큘럼으로 들어서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 개발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ipad와 같은 올레PAD는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가능한 PC와 달리 특정한 환경과 목적에 맞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자체가 가치의 핵심인데.....
안드로이드플랫폼기반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컨텐츠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해도.. 현지화된 컨텐츠/소프트웨어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따라서 당장 수년내에 사업을 진행한다면 초기에 번들로 제공될 컨텐츠/소프트웨어의 기능에 따라 KT입장에서의 성공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초기 번들에 의존할 경우 르완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비용낭비일 수 있다.(내가 가진 iPAD도 르완다에서 쓸수있는 기능이나 컨텐츠가 상당히 부족해 한국과같은 가치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비디오 기능이 있는 ipod 이상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 아프리카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기업 KT의 시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하길 기대하며.

아프리카 시장은 거대하다. 이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많은 나라에.. 그 다양한 문화..."를 우려하며 아프리카 마케팅이 상당히 비용낭비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여러나라를 방문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프리카는 다양하지만 적어도 IT와 같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신기술시장에 있어서는 하나의 시장과 같다"는데 쉽게 동의할 것이다.
이 거대한 시장 아프리카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기업 KT가 아프리카에서 IT선진국을 꿈꾸는 르완다에서 벌이게 될 지도 모를 이 흥미로운 시도는 그 성공여부가 곧바로 인근 아프리카 국가와의 계약을 의미할 만큼 장기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이 시도가 KT의 단기적 사업성과를 목표로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을 향한 성공적인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내 젊음을 보낸 르완다와 모국의 기업, KT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이를 위해 초기 번들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위험부담이 너무 큰 모험을 택하기 보다는 국제 원조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개발인력 양성까지 포함하는 대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큰 판이 이곳 르완다에서 벌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