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지리산 개발자의 2011 이야기

르완다에서 돌아온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 조용한 지리산 자락, 함양에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들과 미뤄두었던 일들을 마음껏 해왔습니다.
기록하지 못한 그동안의 일들을 2012을 시작하며 3가지로 정리해두고 싶습니다.

1. Socially Valuable 소프트웨어의 개발 경험
2011년 4월에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때 일본과 한국의 실시간 방사능 수치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매우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에 개발을 시작해 이틀밤을 자지 못하고 실시간 한국-일본 방사능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일본과 한국정부기관이 제공하는 실시간 측정정보를 웹로봇을 이용해 수집한뒤 가공해 지도위에 표시하였습니다.
가장 빠른 서비스였기때문에 수많은 매체와 사람들이 제가 만든 싸이트를 찾아왔고 심지어는 러시아, 유럽, 미국등에서도 십만명이상이 접속하였습니다. 많게는 하루에 3-4만명이 방문하고 약 1개월이 조금 넘는 서비스 기간동안 총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작은 호스팅서버로 버티기에는 너무 많은 트래픽이었기 때문에 서버최적화를 위해 여러가지 기법들을 적용하고 BBC웹싸이트에 소개된 뒤에는 영어버젼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는 등 4-5월은 이 서비스 운영만을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였습니다.

제공했던 서비스: http://www.stubbytour.com/nuc (현재는 실시간 업데이트 로봇이 중지되어 있음)

함께 일을 하던 친구와 일을 시작하면서 들었던 의문은 "우리의 IT서비스가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었습니다. 서비스 개시후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들었던 확신은 르완다에서 돌아올 때쯤 들었던 확신과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2.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의 만남
아프리카에 있는 2-3년의 기간동안 웹개발 환경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드의 축적이 있었던 것이지요.
많은 유용한 오픈소스들이 등장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jquery였습니다. jquery를 이용한 유명한 라이브러리들이 많이 생겨났을 정도로 jquery는 웹2.0개발의 거의 사실상의 표준(de facto)이 되어있었습니다. 또하나 유명한 라이브러리는 twitter 에서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관련 라이브러리입니다. 코드를 이해하고 자신의 디자인 패턴에 맞게 조금만 수정하면 매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들이 호스팅되고 있는 가장 큰 서비스인 github에서도 이 트위터의 오픈소스라이브러리가 당당히 1위입니다.)
이런 강력한 오픈소스들의 등장으로 경쟁력있는 웹서비스의 개발이 더 쉬워지는 상황을 보며 예전에 INFORMATION SYSTEM이라는 경영학 수업에서 들었던 OUTSOURCING과 FIRM SIZE(기업의 크기)에 대한 논의가 생각납니다.
강력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의 활성화로 인해 효율적인 웹개발기업의 크기가 줄어들지의 여부는 간단히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분명히 이 프로젝트들이 아직 혼자서 개발중인 나에게 매우 큰 원군이 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스투비 업그레이드
스투비는 제가 르완다로 가기전에 약 2년간 개발하던 웹서비스입니다.
방치되어 있던 서비스를 지난 1년간 업그레이드를 통해 몇가지 오픈소스라이브러리들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모바일 사파리는 물론 IE이외의 모든 브라우져에서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행플래너 기능과 여행정보페이지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완전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아직 모바일전용앱 개발이 남아 있는데 올 상반기중에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스투비의 핵심가치는 "손쉽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 입니다.(PLAN EASY, TRIP ON IT!)

이외에도 superguidebook.com 이라는 여행가이드북 만들기 서비스를 다국어(한국어/영어/일본어)버젼으로 개발해 서비스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본격적인 다국어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체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간 이 일들을 경험하게 함으로 새로운 경험을 준비시켜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2012년 첫날 아침

2011년 2월 9일 수요일

함양군청에서 마지막 업무를 마치며.

국내적응차 함양군청에서 4주간 정보화 지원 업무를 도왔습니다.
군청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짧은 기간안에 배움도 얻고
나름의 작은 결과물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코이카 기간동안 아프리카와 유럽을 여행한 경험과
르완다 관광청과 함께 일할때 쌓은 경험/지식을 활용해
함양군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현재 실행할 수 있는 3대 방안을 제안한 자료.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한 스마트한 함양 여행을 제안하는 시나리오.

2011년 1월 19일 수요일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이비즈니스를 외치다(코이카 뉴스레터 2011년 1월호)



지난 2008년, 아프리카의 작은 내륙국 르완다는 우리 기업 KT에 수천만 달러 규모의 국가 인터넷 백본망 공사를 의뢰했다. 그때 나는 KOICA 단원이 되기 전이었고,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기아와 가난의 이미지밖에 없었다.


그런 나에게 이 뉴스는 매우 놀라운 소식이었다. 2년이 흐른 지금, 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한 르완다의 정보통신청에서 인터넷 백본망을 이용한 e-비즈니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르완다 경제구조에 맞춘 3대 e-비즈니스


르완다에 맞는 e-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나는 먼저 르완다 경제부터 배워야 했다. 그래서 인터넷에 공개된 르완다 정부의 통계 자료와 각종 프로젝트 보고서를 보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르완다의 3대 수출 품목은 광물과 관광, 그리고 차를 포함한 커피다. 르완다 국민의 대다수는 농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가세케라는 전통 수공예품으로 가계 수입을 보충하고 있다. 광물의 경우 e-비즈니스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불명확해 보였지만 관광과 커피, 아가세케 수공예품 수출 분야에는 e-비즈니스가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해 3가지 e-비즈니스 시스템에 대한 제안서를 만들었다.


전통 공예품 온라인 판매 시스템, 르완다 관광청 예약 시스템, 르완다 커피 e-경매 시스템이 그것들이다. e-비즈니스를 접해본 적이 없는 이곳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한 시범 서비스도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커피 수출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OCIR-CAFE의 IT 책임자, 아가세케 협동조합의 수출을 돕는 수출 및 투자진흥청(RIEPA)의 담당자, 관광청의 IT책임자를 차례로 만나 e-비즈니스 서비스를 제안했다.





자립할 수 있는 토대 마련


담당자들 모두 적극적으로 해당 e-비즈니스 시스템의 도입 의사를 비쳤지만, 이미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e-TOURISM 예산을 확정받은 관광청을 제외하고는 예산 배정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시간이 흘러 예산을 배정받더라도 전문적인 개발과 관리를 위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임이 분명했다. 이는 이미 예산을 확보한 관광청도 예외가 아닐 것이었다.


예전에 이곳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준 소프트웨어가 이후 관리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기에, 앞으로는 내가 만들기보다는 현지인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각 기관과 협의한 후 개발 인력을 뽑아 직접 교육하기로 했다.


운 좋게도 르완다의 카이스트라 불리는 키스트(KIST) 대학교의 정보통신과 학과장인 조너선(Jonathan) 교수의 도움으로 총 6명의 최우수 학생을 정보통신청 인턴으로 선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실제 개발 기술은 물론 e-비즈니스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포함하는 특별 과외를 시작했다. 이들 덕분에 내가 한국으로 떠난 후에도 르완다의 e-비즈니스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나에게서 비롯한 작은 시작이 향후 르완다 경제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2011년 1월 4일 화요일

What did you do yesterday for your dream?

꿈많은 키니냐 청년들과 가진 꿈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이틀간 가졌다.


도시의 청년들과는 인턴들을 교육 시키며 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지만...
르완다의 시골청년들은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는지 궁금하긴 했으나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세미나를 제안 받았을때 너무 감사했다.

말하자면.. 꿈의 대화인 셈인데...

세미나를 준비하며 처음에는 어떤 내용을 함께 나누면 좋을까 생각해보았지만
내가 그들의 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꿈을 들어주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을 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나의 20대에 나의 꿈같은 꿈 이야기를 들어주신 분들 덕분에 꿈을 이루기위해 더 노력했던 기억들을 되살리며 그들의 꿈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하루하루 그 꿈을 잊지않고 이루기 위해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What's your dream? "
"What did you do yesterday for your dream?"



세미나 동안 WANT TO DO 와 CAN DO, 그리고 SHOULD DO 리스트를 만들어보기도하고 
많은 청년들의 꿈이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기에 아프리카 농촌에서 사람들을 돕기위해 전문적인 지식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토의해보기도 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이곳 청년들의 꿈을 듣고 그들의 귀중한 꿈을 잠깐이나마 응원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